의학적 검토: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2000년 전문의 취득)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졸업

최종 업데이트: 2026-04-29

방아쇠수지가 재발했어요, 두 번째 시술도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방아쇠수지 재발의 약 3~7%는 두 번째 시술이 가능하며, 첫 수술 후 6개월 이상 무증상이었다가 재발한 경우라면 하키나이프(HAKI Knife) 재시술 또는 개방적 재수술로 거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합니다. 다만 재발의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운 환자분들이 계십니다. 1~2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방아쇠수지 수술을 받았는데 같은 손가락이 또 걸린다며 오시는 분들. 표정에 실망과 불안이 동시에 묻어 있습니다. "선생님, 수술까지 받았는데 왜 또 이러는 걸까요? 다시 수술해도 또 재발하는 거 아닐까요?"

방아쇠수지 수술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재발은 드물지만 분명히 일어나는 현상이며, 대부분은 명확한 원인이 있고, 두 번째 시술의 성공률은 첫 시술 못지않게 높습니다. 다만 첫 수술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진짜 재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충분히 절개되지 않은 불완전 절개인지를 가려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방아쇠수지의 재발 메커니즘, 진짜 재발과 가짜 재발(불완전 절개)을 구분하는 법, 두 번째 시술의 안전성과 성공률, 재시술 시 하키나이프가 가지는 장점, 그리고 재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법까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진짜 재발인가, 처음부터 덜 풀린 것인가

방아쇠수지 수술 후 다시 손가락이 걸린다고 오시는 환자분들을 진찰할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있습니다. "수술 후 며칠, 몇 주, 몇 개월 동안은 증상이 완전히 없었습니까?" 이 질문 하나로 두 가지 전혀 다른 상황이 갈립니다.

불완전 절개 (Incomplete Release) — 가짜 재발

수술 직후부터 딸깍거림이 약하게 남아 있거나, 통증이 줄긴 했지만 굴곡 시 걸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건 사실상 "재발"이 아니라 첫 수술에서 A1 활차가 충분히 절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피적 절개술의 가장 큰 한계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경피적이라는 말은 피부를 거의 절개하지 않고 도구를 찔러 넣어 활차를 끊는 방식인데,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채 촉감과 해부학적 지표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술자에 따라 불완전 절개율이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한국 경희대 Baek 교수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18G 바늘을 이용한 전통적 경피적 절개술에서 109명 중 약 19.3%에서 불완전 절개가 확인되었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재발했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완전히 풀리지 않은 채 봉합되어 일시적으로 염증만 가라앉았다가, 부종이 빠지면서 남아 있던 활차의 잔여 부분이 다시 마찰을 일으키는 겁니다.

진짜 재발 (True Recurrence)

수술 후 몇 개월에서 몇 년 동안 증상이 완전히 없다가, 어느 날부터 다시 손가락이 걸리기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재발입니다. 진짜 재발률은 문헌상 약 3~7%로 보고되며, 첫 수술 후 평균 1~3년 사이에 발생합니다.

구분 불완전 절개 (가짜 재발) 진짜 재발
수술 직후 증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 완전히 사라짐
무증상 기간 거의 없음 (또는 며칠~몇 주) 6개월 이상 ~ 수년
빈도 약 15~20% (경피적 시) 약 3~7%
원인 활차 잔여 분절 활차 재형성, 흉터, 동반질환
재시술 난이도 비교적 단순 케이스별 차이 큼

이 둘을 가르는 작업이 재시술 계획의 출발점입니다. 환자분이 "재발했다"고 말씀하셔도 자세히 문진하면 60~70%는 사실 첫 수술의 불완전 절개로 드러납니다.


도대체 왜 다시 걸리는 걸까 — 진짜 재발의 메커니즘

진짜 재발은 단순히 운이 나빠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분명한 조직학적, 분자생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A1 활차의 재형성

A1 활차는 본래 3겹 구조(외층, 중간층, 내층)로 되어 있는, 단순히 끈처럼 생긴 띠가 아니라 손가락 굴곡 힘줄의 통로 기능을 하는 정교한 조직입니다. 수술로 이 활차를 절개한다 해도 인체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주변 결합조직이 흉터 형성을 통해 새로운 활차 유사 구조를 재구축하려고 합니다.

이건 마치 도로 공사로 끊어놓은 길 위에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흙과 자갈이 쌓여 새 길이 형성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새로 형성되는 결합조직은 원래의 두꺼운 병적 활차와 달리 얇고 기능적이어서 힘줄을 압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손을 너무 일찍, 너무 강하게 사용한 경우 — 특히 반복적인 강한 쥐기 동작이 가해지면 — 새로 형성되는 흉터 조직이 다시 두꺼워지면서 병적 활차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위장 점막이 위산 자극을 견디기 위해 장상피화생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손에서는 반복되는 압박력에 적응하기 위해 결합조직이 다시 두꺼워지고, 심한 경우 연골 화생(chondroid metaplasia)까지 진행되어 단단한 코팅 구조로 변합니다. 결국 좁아진 통로가 또 만들어지고, 다시 딸깍 현상이 시작되는 겁니다.

굴곡 힘줄의 비후 지속

A1 활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표재성 굴곡건(FDS)과 심재성 굴곡건(FDP) 자체가 이미 만성 힘줄건초염으로 비후되어 있던 경우, 수술로 활차를 풀어주어도 힘줄 자체의 두께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새로 만들어진 결합조직 통로 안에서 다시 마찰이 시작됩니다. 힘줄의 생리적 재생 능력은 13세 이후에 현저히 감소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성인의 만성 비후 힘줄은 자발적으로 얇아지지 않습니다.

동반 질환과 위험 요인

당뇨병 환자의 방아쇠수지는 비당뇨군에 비해 재발률이 약 2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당 환경이 결합조직의 비정상적 가교 형성(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을 촉진해 힘줄과 활차의 병적 두꺼워짐을 가속화하기 때문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질환, 신부전 환자 역시 재발 위험이 높습니다.

또 한 가지 — 여러 손가락에 동시에 방아쇠 증상이 있던 환자는 단일 손가락 환자보다 재발률이 명확히 높습니다. 이는 단순한 국소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결합조직 성향의 표현이라는 의미입니다. Gil 등이 Th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2020)에서 정리한 종설에 따르면, 다발성 방아쇠수지, 당뇨병, 무증상 기간 6개월 미만은 재발의 강력한 예측 인자입니다.


재시술 결정의 판단 기준 — 어떤 환자에게 다시 시술하는가

재발 환자가 오시면 무작정 재시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적응증을 엄격하게 봅니다.

Quinnell 분류로 본 재시술 적응증

방아쇠수지의 임상 단계는 Quinnell 분류로 평가합니다.

단계 임상 양상 재시술 권고도
Grade I 통증만 있음, 걸림 없음 보존적 치료 우선
Grade II 능동적 굴곡 시 걸림, 스스로 펴짐 주사 1회 시도 후 재시술 고려
Grade III 걸린 후 반대 손으로 펴야 함 재시술 권고
Grade IV 굴곡 구축 (펴지지 않음) 즉시 재시술

Grade III 이상이면 보존적 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시간이 갈수록 근위지절간관절(PIP joint) 구축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됩니다.

첫 수술 정보 확인

재시술 전 반드시 확인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특히 첫 수술이 개방적 절개였고 흉터가 두껍게 자리 잡은 경우, 같은 부위를 다시 절개하면 신경혈관다발이 흉터에 유착되어 있어 손상 위험이 올라갑니다. 이 경우 술기를 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하키나이프 재시술이 재발 케이스에서 가지는 장점

방아쇠수지 재시술을 결정한 환자에게 제가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법은 하키나이프(HAKI Knife) 경피적 재절개입니다.

하키나이프란 무엇인가

하키나이프는 한국의 하권익(Ha Kwon-Ik) 박사가 개발한 방아쇠수지 전용 경피적 절개 도구입니다. 이름의 유래는 단순합니다 — Ha + KI, 개발자의 이니셜입니다. Ha KI 등이 J Hand Surg Am (2001)에 처음 발표한 이 도구는, 기존의 18G 바늘을 이용한 경피적 절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18G 바늘은 끝이 뾰족해 활차를 정확히 끊기보다는 찢는 형태로 작용하기 쉬웠고, 그래서 불완전 절개율이 높았습니다. 하키나이프는 끝부분에 미세한 칼날 구조를 가지고 있어, 활차를 정확히 종방향으로 절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칼날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구조라 신경혈관 손상 위험을 낮췄습니다.

재시술 케이스에서 하키나이프의 강점

재발 환자에게 하키나이프가 좋은 이유는 첫 수술 흉터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방 절개로 한 번 풀어진 부위는 흉터가 두껍게 형성되어 있어, 같은 부위를 다시 칼로 째면 신경 손상 위험이 큽니다. 하키나이프는 작은 천공만 만들어 들어가기 때문에 흉터 조직을 최소한만 건드리고, 잔여 활차나 새로 형성된 결합조직만 정확히 끊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열쇠구멍 수술(keyhole surgery) 같은 원리입니다. 큰 문을 열어 방 전체를 헤집는 대신, 작은 구멍 하나로 정확히 필요한 곳에 도달해 문제만 해결하고 나오는 방식입니다.

비교 항목 18G 바늘 경피적 하키나이프 경피적 개방적 재수술
절개 정확도 보통 우수 매우 우수
불완전 절개율 약 19% 약 5% 이하 거의 없음
신경혈관 손상 위험 낮음 매우 낮음 흉터 시 증가
회복 기간 1~2주 1~2주 3~4주
재시술 적합성 보통 매우 적합 흉터 부담
마취 국소 국소 국소~부위

Donati 등이 BMC Musculoskelet Disord (2024)에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경피적 절개술과 개방적 절개술의 최종 성공률은 통계적 유의차가 없으나, 회복 속도와 환자 만족도는 경피적 절개술이 우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술자의 숙련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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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술 당일과 회복 —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두 번째 수술은 첫 번째보다 더 아프지 않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시술이라고 해서 통증이 더 크지는 않습니다. 마취 방법은 첫 수술과 동일한 국소마취이며, 마취가 들어가는 그 순간만 따끔한 정도입니다. 수술 자체는 5~10분 안에 끝납니다.

다만 첫 수술 흉터로 인해 정상보다 조직이 단단해져 있을 수 있어, 도구가 들어갈 때 약간의 저항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통증이 아니라 압박감에 가깝습니다.

수술 후 즉시 손가락을 움직여보시도록 합니다. 그 자리에서 딸깍거림이 사라졌는지 확인합니다. 이 부분이 재시술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첫 수술의 불완전 절개로 인한 재발이라면 수술실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하고 추가 절개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시술 후 재활은 첫 수술보다 더 신중하게

재발 환자는 이미 한 번 흉터 형성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재시술 후 재활은 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특히 재발 환자는 재손상 방지가 첫 수술보다 더 중요합니다. 수술 부위에 새로운 결합조직이 안정화되는 6주 동안 강한 자극을 주면 또다시 두꺼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업적으로 손을 많이 쓰시는 분들에게는 이 6주 관리가 재재발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힘줄 치유는 수개월에 걸친 느린 과정입니다. 손상 직후 염증기에는 호중구와 대식세포가 모이고, 증식기에는 섬유아세포가 III형 콜라겐을 만들며, 리모델링기에 비로소 더 강한 I형 콜라겐으로 재배열됩니다. 이 과정에는 TGF-β(콜라겐 합성 유도), VEGF(혈관 신생), IGF-1(세포 증식), PDGF(섬유아세포 활성화), bFGF(세포 이동) 같은 성장 인자들이 단계별로 관여합니다. 재시술 후 PDRN 주사 같은 보조 요법이 도움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재생 과정의 효율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관련글: 방아쇠수지 통증을 키우는 잘못된 손 스트레칭 5가지]]


재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 관리

두 번째 시술까지 받은 환자분께는 더 강하게 말씀드립니다. 세 번째 재발을 막으려면 손 사용 패턴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손에 가해지는 압박력의 절대량 줄이기

A1 활차에 가해지는 압박력은 손가락을 굴곡한 상태에서 강하게 쥘 때 가장 커집니다. 망치질, 가위질, 무거운 물건을 손가락 끝으로 잡는 동작,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오래 쥐는 자세 — 이런 동작들이 누적되면 새로 형성된 활차 부위에 다시 압력이 집중됩니다.

가장 흔한 함정이 봄·여름철 가사·정원일 증가입니다. 5월과 6월은 EMR 데이터상 신경통·근근막통증증후군·요추 염좌가 일제히 증가하는 시기인데, 이는 봄철 가사 노동, 텃밭 가꾸기, 김장 후 부담 누적, 야외 활동 증가가 손과 어깨, 허리에 동시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방아쇠수지 재발 환자도 이 시기에 증상이 다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봄철 손빨래, 행주 짜기, 호미질 같은 동작을 지속할 때는 작업용 글러브와 보조 도구를 적극 활용해 손가락 끝에 직접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동반 질환 관리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HbA1c를 7%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재재발 방지에 직접적입니다. 갑상선 기능 이상, 류마티스 관절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기 신호 감지

손가락이 아침에 뻣뻣하거나, 굴곡 시 약한 통증이 시작되거나, 손바닥 측 A1 활차 부위에 압통이 느껴지는 단계는 아직 Quinnell Grade I입니다. 이 단계에서 오시면 휴식, 부목 고정, 한 차례의 스테로이드 주사로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걸리는 단계까지 기다리시지 마십시오.

[[관련글: 수면 중 손가락이 굳어요, 야간 방아쇠수지 통증 원인]]


맺음말

방아쇠수지의 치료는 결국 A1 활차 통로의 기계적 압박을 해소하는 것이며, 이는 첫 수술이든 재시술이든 동일한 원칙입니다. 재발이 두려워 치료를 미루시는 분들이 많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술기를 선택하면 재시술의 성공률은 첫 시술과 다르지 않으며, 손가락 구축이 고착화되기 전에 결정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 고생하지 마시고, 재발이 의심되면 첫 수술 정보를 가지고 정확한 평가를 받으십시오.


현명신경외과의원 · 김상현 원장 · 신경외과 전문의 · 방아쇠수지/하키나이프 수술 전문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 120 ENA센터 3층 · 1661-6610

본 콘텐츠는 의학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참고 문헌

  1. Giugale JM, Fowler JR (2015). . . DOI: 10.1016/j.ocl.2015.06.014
  2. Gil JA, Hresko AM, Weiss APC (2020). . . DOI: 10.5435/JAAOS-D-19-00614
  3. Yang M, Zou X, Dong Y (2024). . . DOI: 10.3791/66514
  4. Bauer AS, Bae DS (2015). . . DOI: 10.1016/j.jhsa.2015.04.041
  5. Fernandes C, Dong K, Rayan G (2022). . . DOI: 10.1142/S242483552230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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